자본주의의 실패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그 이 후 미국과 EU, 그리고 여러 자본주의 국가에서 비상 경제 체제로 시행한 복잡한 정책과 사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침몰하는 타이타닉호 처럼 거대한 자본주의의 침몰이 연상되고, 침몰하는 자본주의를 부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겨우 구명보트를 띄우는 일과 배의 문짝들을 뜯어 뗏목을 만드는 작업처럼 소극적이거나 오히려 침몰을 부추기는 일 처럼 느껴진다.
배가 침몰하는 동안에도 어떤 사람들은 더 큰 뗏목을 차지하기 위해 배를 뜯어내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도대체 왜 배에 구멍이 난 것인지, 배에 구멍이 난다고 이 배가 진짜 침몰하는 지 의구심을 가지고 조사하느라 배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자본주의 경제가 침몰하는 지금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아보인다.

  1.  교역을 통한 부의 축적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큰 부를 축적하는 과정을 보면, 첨단 기술과 혁신적인 기술로 무장한 세계적인 생산 기지를 앞세워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충분히 큰 시장에 판매하거나 대단위 농장에 값싼 노동력을 동원하여 부가가치 높은 작물을 재배해서 대량 생산하여 비싼 가격에 판매하여 그 차익을 챙기는 경우 등이다. 석유화학이나 컴퓨터 같은 공산품을 생산하거나 열대우림을 불태우고 커피농장, 야자 농장을 만들어 농산물을 생산하는 경우 모두 충분한 수요(Big Market) 또는 값싼 노동력이 필수적이다.  

자본주의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을까? 어떻게 교역국들의 총 생산량보다 더 많은 부를 생산하고 축적해 나갈까? 사실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은 경제력과 생산력이 많이 차이나는 다자간의 교역에서는 의미가 없다. 이론적으로 여러 나라들이 서로 상대적으로 비교 우위에 있는 생산물을 생산하여 교역을 하면 총 생산력은 늘어난다고 하지만, 현실은 경제규모나 교역량이 큰 나라가 거의 모든 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게 되고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는 노동력 이외에는 모든 면에서 비교 열위에 있게 된다. 이런 경우 다자간 협상을 통한 교역이든 두 나라간의 직접적인 협상에 의한 교역이든 대부분 경제규모가 큰 나라에 일방적으로 편입되고 비교열위에 있는 나라는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고 비싼 공산품을 강제로 살 수 밖에 없다.

이 때 의문이 드는 것은 가난한 나라는 어디서 구매력이 생길까? 가난하고 노동력과 천연자원 밖에 없는 나라는 도대체 어디서 생긴 돈을 계속 경제 대국들에게 착취 당할까? 관광자원을 제공하고 천연자원을 팔고 커피농사를 짓고, 팜유를 생산하여 선진국의 공산품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값싼 노동력, 제한적인 관광수입, 한정된 천연자원, 플랜트 농장 등은 일방적으로 선진국에서 책정한 가격에 의해 그 댓가를 지불 받기 때문에 선진국의 공산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기는 힘들 것이다.

비싼 공산품과 싼 노동력과 같이 교역품의 가격 결정이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경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산 시설을 소유한 선진국 또는 거대 자본에게 가격 결정권이 있으므로 교역을 시작하면 비싼 교역품을 생산하는 경제 주체에 부가 이동할 수 밖에 없다.

2. 금융을 통한 수탈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노동력이 풍부한 나라에서 사업가가 나타나 (또는 헐값에 개발권이나 사업권을 따 낸 외부인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선진국의 자본을 끌어들여 공장을 짓고 대단위 농장을 경작하고 천연자원을 채취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사업초기에는 선진국의 자본이 가난한 나라의 개발을 촉진하는 듯 하지만 대부분 선진국 은행 또는 거대 자본에 그 소유권을 뺏기게 된다. 완전히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 채굴권, 생산시설,  대단위 경작지가 팔려갈 때가 문제다.

예를 들어 천연자원 광산을 처음 개발할 때의 광산의 가치는 담보로 빌려간 돈(예를 들어 10억원)의 가치 또는 그 이하로 계산된다. 은행은 미래의 가치를 포함하여 담보를 빌려주지 않고 채무자의 재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광산 개발이 지연되거나 실패하는 경우, 사건이 생기는 경우, 기한 내에 차입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 은행은 처음 담보로 빌려준 가치 또는 헐값으로 광산을 뺏아가지만 다른 사업가나 선진국에 팔려갈때는 미래가치까지 감안하여 수십배에서 수백배 ( 예를 들어 200억원 정도)의 가치로 팔려 나간다.  즉, 외국 자본이 들어온 경우 자국의 PEF나 정부 기관 등에 비싸게 팔게되고 추가적인 자본 투자를 통해 결국 원자재나 천연자원을 채취하게되고 이는 또다시 대단위 생산 시설에 투입되어 국제적인 시장에 팔려나가게 된다.

처음 개발을 시작한 가난한 나라는 생산 수단을 빼앗기고 개방된 시장에 의해 소비시장으로 전락하여 막대한 국가채무를 지거나 점점 빈곤한 나라가 된다. 금융이라는 수단에 빼앗긴 광산이나 생산시설, 농장을 되찾으려면 이 때는 선진국의 가격 계산 방법인 미래가치까지 몽땅 지불하고 되사와야하이므로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로서는 좌절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바로 이런 금융과 계산 방법의 차이, 경제 규모와 기술의 차이 등 이용한 탈취 행위가 “선진 자본주의가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의 생산자원을 뺏아가는 방법”이라고 쓰고 “선진국이 부를 축적하는 방법” 으로 읽는다.

3. 국내에서 부의 축적

제한된 경제 단위 내에서 누군가 부를 축적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부를 상대적으로 더 획득한다는 것이다. 특정한 개인 또는 특정한 계층이 부를 계속 모으거나 부를 많이 모으는 계층들이 나온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자본을 뺏기는 사람들이 발생하고이 사람들과의 빈부격차가 생긴다는 뜻이다. 물론 경제 단위에 외부로부터 계속 부가 흘러들어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보다는 경제가 정체되고 전체적인 부가 증가하지 않는 경우 인간의 본성인 탐욕과 자본주의의 본성인 부의 축적이 결합되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부를 모으기 위한 탐욕이 발동한다.

빈부격차가 생기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부분적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경우이다. 부분적인 인플레이션이라고 함은 특정한 산업분야 또는 재화, 소비재들의 가격이 상승하나 다른 재화의 가격은 그대로이거나 하락하는 경우이다. 이 때 전체적인 물가수준은 큰 변화가 없어보이고 환율도 크게 변동이 없으므로 GDP는 상승하고 물가수준은 안정되며 부자들이 생겨나서 새로운 소비형태들이 나타나 사회적으로는 경제가 발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하는 과정을 보도록 하자

부동산은 제한적인 자원이므로 수요와 공급법칙을 따르지 않고 일부 계층이 독점을 하거나 과점을 하면 불공정한 시장 구조가 형성된다. 이에더해 현대 자본주의 문화의 중요한 한 축을 형성하는 주거 문화를 생각하면 토지, 주택은 필수소비재라 할 수 있다. 월세를 내고 생활을 하든 전세를 내고 생활을 하든 자본적인 지출을 통해 주거 소비를 하게 되는데 이 때 주거를 소유하거나 독점한 계층이 암묵적인 담합을 하거나 공통의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경우 또는 일시적인 사회 현상(인구급증, 도시화, 집단이주, 주거문화격차에 의한 이동, 정책실패에 따른 공급 부족 등)의 경우 미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생각되어 과수요 또는 독점적 가격 인상이 발생한다. 부동산 자체도 스스로 가격을 높이기 위한 고급화, 브랜드화되고 편리함을 강조한 차별화로 가격 부풀리기가 시작된다.

부동산의 가격이 상승하면 경제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도 있으나 정부나 통화당국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정책을 펼치므로 상대적으로 싸고 물가 조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산품, 식료품 등의 가격을 통제하려고 애쓴다. 즉, 부동산에서 시작된 불을 끄려하지 않고 서민들의 연탄값, 가스값, 버스비를 통제하는 손쉽고 전시성의 정책을 쓴다. 부동산 가격은 시장원리에 따라 저절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지만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하방경직성이 강하고 비싼 가격의 부동산을 순전히 투기적으로 산 사람을 제외하고는자신이 살거나 임대(전세든 월세든)를 주어도 조달금리를 상회하는 수익이 발생하므로 굳이 부동산을 쏟아내지 않게된다.

시간이 지날 수록 부동산 가격은 고착되고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진다. 곧 부동산의 단위가 달라지고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부는나머지 다른 경제 요소들의 가격과는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부동산으로 이익을 보게 되면 그 규모 자체가 크므로 적은 수익률이라고 해도 상대적으로 큰 부를 얻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하는 계층이 형성되고 그 소비자들은 상대적인 부를 착취당하게 된다. 이는 부동산 규모가 커지면 커 질수록 중산층이 부동산 재벌이 되든 빈민층으로 몰락하든 둘 중 하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 같이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하는 계층이 금융기관일 경우 최종적으로 금융기관은 승자가되고 중산층은 몰락의 길을 걷게된다( 중산층이 상류층이 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

산업의 불균형에 의한 부의 축적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의 경우 공산품을 대량 생산하는 생산자는 국제적인 소비 시장을 계속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 개발도상국의 시장을 개방하기 위해 경제적, 문화적, 군사적 침략을 지속하는 데 일단 시장이 개방되면 상대적으로 싼 개발도상국의 1차 산업의 산출물을 수입한다. 쌀이나 노동집약적인 산업의 생산물을 싸게 수입하고 비싼 전자제품, 자동차 등을 수출한다. 이 과정에서 자국내의 노동집약적인 사업이 어느 정도 타격을 입게 되는데 결국 단순 노동이나 비숙련 기술자 등은 빈민계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즉, 수출입을 통해 고가의 공산품 생산회사는 비용이 절감되고 시장이 확장되어 이익을 보지만 자국내의 비숙련 노동자는 모두 빈민층으로 몰락할 수 밖에 없다. 바로 비숙련 노동자의 보수를 다른 나라 노동자에게 주고 3차 산업 생산자들은 부를 축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더해 전술한 바와 같이 규모가 작은 개발도상국은 임금은 싸고 수입 물가는 비싸 경제가 경제규모가 큰 나라에 종속되고 수탈당할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는 이처럼 시장경제가 아닌 가격결정권을 가진 일부 계층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불균형적인 가격은 한쪽 계층을 무너뜨리고, 규모가 큰 경제는 규모가 작은 경제를 흡수하며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비숙련, 비 전문가 계층, 생산시설이나 첨단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대단위 생산 시설을 보유하지 못한 계층을 몰락시키고 착취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마땅한 빈부의 격차가 커 진 상황에서 빈곤층은 고가의 공산품을 소비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소비시장을 찾아 해외의 빈곤국을 침탈하거나 부유층 내에서도 일부를 계속 빈곤층으로 내몰거나 이도 저도 되지 않으면 경제가 정체 현상을 빚고 결국 거대 공룡이 쓰러질 수 밖에 없다. 즉, 대 공황의 시대가 오게 된다.

1920년 우연히 촉발된 대 공황은 투기와 자본주의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된 시장의 침체였다면 다가올 대 공황은 무엇이든 먹어치우는 괴물이 지구상의 모든 자원과 돈을 다 먹어 치운 다음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음으로써 대멸종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 될 것이다.